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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한국화의 경계는 어디? 서울역 화랑서 29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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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5호 왕진오 기자⁄ 2015.04.09 08:58:56

▲설치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한국화(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화가들이 묻고 답하기에 나섰다. 한국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작가 29명이 한국화의 정체성, 한국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묻는 전시를 펼친다.

옛 서울역을 수리해 2012년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문화역서울 284’에서 한국화의 미래를 향한 기획전이 1일 시작됐다. ‘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이란 제목으로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에는 곽훈, 서정태, 이강소, 함섭, 차기율 등 29명의 회화, 사진, 설치예술가들이 100여 작품을 내놨다.

그동안 한국화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 논란은 한국화의 개념과 범주에 대한 것으로, 형식과 기법 그리고 재료 등 장르적 특수성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곽훈(74) 작가는 “한국화가 무엇이냐는 물음은 1959년 내가 미술대학에 들어갈 때도 나왔던 이야기다. 40∼50년이 지난 지금 우리 문화 속에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현재 하고 있는 모든 것이 한국적인 것이다. 외국에서 만들어도 한국적인 것이 있지 않은가. 하이브리드 개념으로 서양의 것과 잘 섞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영 작 ‘구름’을 보는 관객. 사진 = 왕진오 기자

‘순환의 여행’ 프로젝트 설치 작품을 전시장 1층 천장에 설치한 차기율(54) 작가는 “한국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은 꾸준히 제기됐다. 재료냐 정신이냐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어떤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화면에 담겨진 정신이 한국적인이면 한국화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곽훈, 점, 한지, 500 × 600 × 350. 2015년.

조선 백자의 모습을 다양하게 사진으로 담아낸 구본창(62)의 작품은 한국화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보여준다. “조선백자가 지닌 격조, 무욕의 아름다움 그리고 도공의 손맛이 묻어나는 수수함에 감동받았다. 수많은 백자들이 이미 일본의 개인 소장가와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2004년부터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박물관에 흩어진 백자들을 모아 한 자리에서 보여주고자 이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백자가 혼을 가진 그릇으로서 우리의 마음을 담을 수 있고, 만든 이의 마음을 담은 용기로 보이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존재하는 조선백자를 사진으로 한 자리에

우리에게는 고유의 회화, 시각예술 양식이 있었고, 그것을 한국화라 불러왔다. 한국화는 중국, 일본, 인도 등 다른 문화권의 회화 양식과 관계를 맺으며 발전해왔지만, 그 범위는 동아시아에 한정돼 있었던 게 사실이다.

▲차기율 작가가 ‘문화역서울 284’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 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하지만 오늘의 한국화는 세계 미술의 거대한 흐름 속에 서 있고, 서양 미술과의 관계 속에서 제 모습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화는 예술적, 철학적 도전의 대상이 됐다.

많은 현대 한국 화가들이 다양한 재료와 양식으로 한국화라는 개념과 실체를 향해 도전해왔다. 한국화가 우리의 정신이라면, 현대의 한국화는 우리의 정신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창(窓)이라는 점을 이번 전시는 보여준다.

지금까지 많은 한국화 전시들이 한국화, 그리고 현대 한국화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표방해왔다. 그러나 이번 ‘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은 기존 전시와는 달리 한국화, 서양화, 사진,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창작하는 작가들이 모여 각자 나름의 질문을 던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곽훈 작가가 한국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우종택(43) 전시 총감독은 “한국화는 우리 정신을 대표하는 예술이다. 이 땅의 한국 화가들은 오랫동안 한국의 예술 정신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질문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화뿐 아니라 한국의 정신이 경계를 넘어 확장될 가능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는 곽훈, 구본창, 김선두, 김선형, 김승영, 김종학, 김태호, 김호득, 나점수, 박병춘, 서정태, 송수련, 오숙환, 오태학, 우종택, 유근택, 이강소, 이재삼, 이종구, 이철주, 임택, 장상의, 정경화, 정현, 조환, 차기율, 함섭, 홍순주, 홍지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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