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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 ‘가족’전 3선]피로 얽혀야만 가족인가, 마음맺으면 가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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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9호 김금영 기자⁄ 2015.05.06 09:07:58

▲윤현선, ‘포지션 플레이(position play)003’, 디지털 C-프린트, 72 x 52cm, 2013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가족에 대한 사랑이 충만해야 할 5월이다. 늘 가는 야외 나들이, 영화 관람 등이 식상하다면 함께 미술전시 나들이는 어떨까? 가족 이야기를 색다르게 표현하는 전시 셋을 가본다.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가족 변화상을 살피다
클레이아크김해 미술관 ‘가족’전

클레이아크김해 미술관은 7월 26일까지 큐빅하우스 갤러리 5, 6에서 특별전 ‘가족’을 연다. 평생을 함께 가는 과거의 끈끈한 가족관계와는 달리, 쉽게 모이고 흩어지는 유동적 개념으로 변해가는 21세기 가족의 모습에 착안한 전시다. 근대부터 현대까지 가족의 변화상을 소개하며, 시대별로 달라지는 가족 유형을 보여준다.

전시는 두 파트로 나뉜다. 첫 파트 ‘오래된 변화’는 혈연을 토대로 여러 세대가 모여 한 가족을 이뤘던 시대와, 그 과도기에 위치한 가족의 기억을 돌이켜본다. 구성원들 간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도 전쟁 뒤의 혼란, 시대적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단결, 희생, 인내했던 대가족의 모습과 애환을 조덕현의 작품으로 살펴본다.

이어서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탄생한 핵가족 1세대,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등불 같은 자녀들을 키우며 느끼는 달콤한 행복을 전몽각, 이희목의 작품을 통해 공감해본다. 산업화 시기 가족의 의미와 가치, 삶의 무게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또한 김상우의 작품을 통해 세대별 구성원을 세심히 조명하며 그들의 인상, 표정, 옷차림으로부터 개인의 가족사를 유추해본다. 모든 세대와 계층을 하나로 묶는 가족이란 집단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다.

▲김상우, ‘세대’, 캔버스 위 유채, 190 x 70cm, 200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두 번째 파트 ‘새로운 기억’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온 현대 가족의 모습, 그리고 꽤 오래 전부터 존재했지만 인식되지 못했거나 아니면 숨겨져 왔던 1인 가족, 기러기 가족, 다문화 가족 등을 최지선, 이명숙, 이선민의 작품으로 조명하고 응원한다.

또한 혈연은 아니지만 개인의 취향, 기호, 가치관에 따라 공동체를 형성하고 ‘가족’이라 이름붙일만한 신개념 가족을 윤현선, 최인호의 작품으로 소개한다. 개인이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나가는 가족을 통해 오늘날 새로워지는 가족의 의미를 살피는 자리다.

클레아크김해 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나와 사회를 되돌아보고, 잊히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가족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가족 사랑을 만개한 꽃으로 표현
청안 갤러리 ‘Full Bloom’전

청안 갤러리는 유년기 시절 외국 생활을 통해 느꼈던 향수, 그리고 가족애에 바탕한 사랑의 감정을 만개한 꽃으로 표현하는 강준영 작가의 ‘풀 블룸(Full Bloom)’전을 6월 13일까지 연다. 강 작가는 “작가가 어떤 작업을 할 때 왜 이 작업을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그 존재가 바로 집 그리고 가족이었다”며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곳이 집이다. 가족 이야기는 내 작업에 많은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강준영 작가. 사진 = 김금영 기자

작가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외국 유학을 하고,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동생까지 6명이 가족 구성원이었지만 2006년부터 큰 전환기를 맞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2~3년마다 한 번씩 장례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큰 슬픔과 좌절을 맛봤고 가세도 많이 기울었다.

그는 “개인적인 가족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과 상처를 줬지만 작업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가족에서 느꼈던 거룩한 사랑의 감정을 작품에 쏟아내고 싶었다”며 “원래 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즈음 봄날 꽃을 보고 그간 느끼지 못했던 따뜻한 감정과 위안을 느꼈다. 꽃을 살 돈이 없어 반포 꽃시장에 가서 드로잉을 한 뒤 집에 와 꽃 형체를 상상하며 그리고 도자를 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준영 작가는 가족과 집에 대한 감정을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그가 작품에 담는 건 만개한 꽃이다. 꽃이 만개할 때 가장 큰 힘과 사랑이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꽃들의 형체가 명확하지는 않다. 이는 작가의 상상이 보태졌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더 특이하고 눈길이 간다. 매일 일기를 쓰는 것처럼 그는 꽃을 드로잉 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자와 평면 작업을 이어간다.

작가는 “뭐든지 직접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가족사가 없었다면 현재의 작업은 못 나왔을 것”이라며 “내 가족 이야기에서 시작됐지만 남녀노소와 국가를 떠나 집과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동일한 공감요소라고 생각한다. 또 집이 온화하고 평안해야 행복하고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내 작고 소소한 가족, 사랑 이야기가 보는 이에게 위로와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6개 테마로 다양한 가족을 엿보다
양평군립미술관 ‘가족일기’전


양평군립미술관은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일상을 살피는 ‘가족일기’전을 6월 7일까지 연다. 강지혜, 황제성, 김지희, 이철희, 임영선, 이원주, 이상필, 이상흔, 최재영 작가 등이 참여해 가족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풀어냈다.

▲황제성, ‘노마드(Nomad)의 꿈’, 캔버스에 오일, 162.2 x 112cm, 2014

전시는 테마별로 6개 전시실로 나눠 이뤄진다. 지층 기획실에서는 입체로 제작한 문자조형 작품과 평면 조형의 캘리그래피, 타이포그래피, 디지털 회화, 장식미술 등을 선보인다. ‘가족일기’의 기록 매체인 문자와의 연관성을 구체화해 보여주는 장소다. 두 번째 테마 슬로프 공간은 신기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설치작품들로 구성된다.

세 번째 테마는 ‘양띠 가족’이다. 다툼 없이 군집생활을 하며 자연환경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습성뿐 아니라 많은 조형작가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어 넣어준 동물인 양의 조형작품들을 보여준다.

▲이상흔, ‘우리는 사랑위에 있어도 사랑인지 모른다’, 철에 채색-영상, 10m 이내 가변설치

네 번째 테마는 ‘우리 가족’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은 매년 가정의 달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2012년 ‘가족’전에서 지구촌의 다양한 가족문화를 선보였고, 2013년 ‘세상은 만화다’전에선 만화가의 작품을 통해 가족에 대한 풍자를 펼쳤다. 2014년엔 세월호 사고의 우울한 시기에 위로를 담은 ‘가족사랑’전을 내놨다. 이 연장선에서 꾸려진 올해 테마가 ‘우리 가족’으로, 모든 구성원이 빠짐없이 가족에 속함을 이야기한다.

기획 2실과 3실에서 진행되는 다섯 번째 테마 ‘가족 동화’는 가족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동화 속 상상의 공간으로 표현한다. 평면 회화와 입체 조형, 디지털 프린트 기법, 전통적인 수채화 등 다양한 매체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 테마는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지역주민들의 가족 이야기 등 가족과 관련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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