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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이모티콘 시장에 화가 등장 시대”

카카오톡 이모티콘 내놓는 아트놈, 찰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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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4호 김금영 기자⁄ 2015.10.29 08:47:53

▲아트놈 작가(사진왼쪽)와 찰스장 작가.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스마트폰 이용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또는 라인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특히 젊은층은 텍스트보다 이모티콘과 움짤(짧게 움직이는 이미지), 클립 영상 등의 콘텐츠로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대화하는 데 더 익숙하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게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고, 관련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시장에는 그간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이미지를 공급해 왔지만, 드디어 미술 작가들이 그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팝아티스트로서는 처음으로 아트놈이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아트놈의 힐링라이프’를 10월 출시했고, 뒤이어 찰스장이 올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트놈은 독특하고 만화적인 캐릭터를 작품에 등장시킨다.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동양의 민화적 요소와 현대의 만화적 감각이 조화된 그림을 비롯해 조형물, 설치 등 영역의 한계 없이 작품을 펼쳐왔다. 이젠 그 영역이 스마트폰까지 넓어진 것. 그의 작업 초창기 캐릭터가 첫 이모티콘의 주인공이 됐다. 동심을 바탕으로 자연 친화적 콘셉트를 지닌 캐릭터다. 이모티콘화 된 캐릭터는 악어와 어깨동무를 하거나, 하트 위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꽃 내음을 맡으며 웃는 등 생동감이 넘친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샵에 출시된 ‘아트놈의 힐링라이프’. 아트놈의 초창기 캐릭터로, 자연친화적 특징을 지닌다.

“디자인 에이전시로부터 제 작품을 이모티콘으로 만들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어요. 만화적인 캐릭터가 이모티콘에 잘 어울릴 것이라 판단한 것 같아요. 함께 콘셉트를 상의했고, 에이전시가 제 그림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작업을 맡아 두 달 간 작업한 뒤 카카오톡 마케팅-디자인 팀에 보내 검수 및 수정 작업을 했어요. 마케팅 팀에서도 미술 작가의 이모티콘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봐주더군요. 출시 이후 반응도 꽤 괜찮았습니다.”

찰스장도 이모티콘 출시를 위해 지금 스케치 작업에 한창 바쁘다. 엠토디자인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 찰스장은 다양한 캐릭터와 이미지 차용을 통한 작업을 주로 선보여 왔다. 대표적으로 마징가와 태권브이, 우주소년 아톰, 은하철도 999의 메텔 등 어렸을 때 본 만화 캐릭터들을 작품에 담는다. 이모티콘화 예정인 작품은 또 다른 그의 대표 캐릭터인 해피하트다. 해피하트는 9월 닥터자르트와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에도 사용된, 대중에게 익숙한 캐릭터다.

▲2013년 네이버 라인에서 출시된 무라카미 다카시의 스티커.

“요즘 캐릭터가 넘쳐나는 세상이잖아요? 하지만 막상 하트 캐릭터는 눈에 많이 안 보이더군요. 또 힘든 세상에 해피하트가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모티콘의 주인공으로 결정했어요. 지금 기본적인 하트의 표정은 만들어 놨고, 더 감정 표현을 풍부하고 재미있게 하기 위해 추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흐름에 도전 멈추지 않는 게 작가”

두 작가는 이모티콘 시장 진출 이유를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서”라고 입을 모았다. 캐릭터 회사에 다닌 경험이 있는 아트놈은 “원소스 멀티유즈는 캐릭터 시장의 대표적 공식”이라며 “페인팅 작업 또한 캔버스에 국한되지 않고 대중이 친숙해하는 매체를 활용해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트놈이라는 작가를 몰랐다가 이모티콘을 통해 처음 접하고 관심이 생겨 전시장에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찰스장은 “아트놈 작가가 스타트를 끊은 뒤 다른 작가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라며 “현재 국내 미술 시장은 갤러리에만 의존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며, 작가도 다양한 채널로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모티콘 시장 진출이 이뤄졌고, 이 밖에 화장품 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이어왔죠”라고 말했다.

▲찰스장 작가가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용으로 준비 중인 해피하트 시안.

국내에서는 아트놈과 찰스장이 첫 스타트를 끊었지만 이미 캐릭터 강국인 일본에선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2013년 네이버 라인에 스티커를 출시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캐릭터의 생명력은 그야말로 놀라워요. 일본에서는 캐릭터 관련 콘텐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 경제의 막강한 한 부분이 되고 있죠. 한국의 경우 캐릭터 사업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엽기토끼와 뿌까, 뽀로로 등 한국 자생 캐릭터가 힘을 키웠습니다. 캐릭터의 힘을 무시해서는 안 돼요. 미키마우스의 경우 100년이 넘은 캐릭터지만 전 세계에서 아직도 사랑받잖아요? 캐릭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 작가도 여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술은 이거다’ ‘작가는 이래야만 한다’는 공식은 이미 100년도 훨씬 전에 깨졌어요. 새 영역 개척을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을 이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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