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경이 만들어 낸 현대인의 욕망을 따라가는 작업을 선보이는 최윤정의 개인전 '팔로우 미(Follow Me)'가 갤러리반디트라소에서 6월 1~24일 펼쳐진다.
현대사회에서 대중은 미디어에 의해 정보를 접하고 이미지를 소비한다. 미디어에 의한 반복된 주입은 아무런 자각 없이 대중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는다. 그리고 이 가운데 주입 당한 욕망이 탄생한다.
작가는 대중에게 친숙하고도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욕망을 표현한다. 유명인이나 캐릭터 등 대중적 이미지를 안경 프레임에 삽입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미디어 시스템과 그 안에 갇힌 대중들의 왜곡된 인식에 대해 짚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가공된 이미지와 실재의 모순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 보여준다. 허상과 실재, 허구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에 관한 시사적 이슈까지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롭게 풍자한다.
한 예로 올 여름에 열리는 브라질 올림픽을 계기로 브라질에 관한 이슈가 뜨거운 현 시점에서 작가는 브라질 국기 이미지와 아마존이 녹아 내리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잘못된 욕망으로 파괴돼가는 자연을 날카롭게 꼬집는 것이다.
색깔만 다를 뿐 똑같은 머리스타일에 똑같은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탱탱하다 못해 터질 듯한 얼굴이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작품도 끈다. 각양각색의 독특한 이미지의 안경까지 쓴 인물들은 30가지가 넘는 맛을 콘셉트로 내세운 아이스크림 광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강렬한 이미지로 눈을 현혹시키는 이 작품들은, 반복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눈을 현혹시켜 허구와 실제에 대한 인식의 경계를 점점 더 흐릿하게 만드는 현상을 짚는다.
갤러리반디트라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디어를 통해 각인된 이미지들과 정보에 익숙해져,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실체라는 착각 속 한치의 의심 없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다"며 "작가는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미디어의 시스템 뿐 아니라 대중의 무비판적인 수용에 대한 문제제기로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환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보는 것과 안다고 믿는 것. 그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의심하고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힘. 작가는 이 이야기를 하고자 오늘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