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마케팅 - 현대차 vs 독일차]“미술로 글로벌소통하는 현대차 될 것”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 김민수 이사 인터뷰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진우 기자) 현대자동차와 LACMA 미술관의 10년 장기 프로젝트 체결을 맞아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 김민수 이사를 만나 현대차의 미술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현대차가 가장 주력하는 문화 마케팅 분야는?
“활동의 방향은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첫째로 전 세계 주요 미술관과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테이트 모던, LACMA 등 3대 미술관과 10년간의 협업을 통해 전시 지원, 한국 미술사 연구, 미술관 컬렉션 지원 등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세계적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은 현대차가 예술의 동반자로서 그들의 전문성이 더 큰 빛을 발하도록 하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공감하게 만든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둘째,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예술 콘텐츠 자체에 대한 지원 활동입니다. 특히 3040세대 예술가들의 프로모션 영상 제작을 시작했으며, 전 세계 미술 및 디자인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네트워크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셋째, 현대차의 지원을 통해 이뤄진 다양한 문화예술적 가치들을 더욱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고객 대상의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사업입니다. 글로벌 미디어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가 특정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문화예술 저변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 정의선 부회장 등 경영진의 미술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요?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언한 현대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은 현대차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뛰어난 성능이나 적정한 가격이 아닌, 감성적인 품격과 가치를 말합니다.
정 부회장의 모던 프리미엄 선언 이래, 현대차는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위해 자동차 내에서의 경험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으로까지 확장해 다각적 체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모던 프리미엄을 실천하기 위한 원동력으로서 문화예술을 동반자로 생각하고 2013년부터 이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프로젝트는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현대차 브랜드에 담으려는 철학의 실천입니다. 따라서 대내외적으로 ‘문화 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지양합니다.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접근도 긴 호흡으로 합니다. 세계적 미술관들과 10년 이상의 중장기적 협업관계를 맺는 이유입니다.”
- 최근 국내 수입차 메이커들이 국내에서 문화마케팅을 활발히 벌이는데 이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전략은?
“각 브랜드별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목적이나 취지가 다를 것이라 생각하고, 서로의 활동을 존중합니다. 현대차 문화예술 활동의 기본 원칙은 국내외 미술 생태계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미술과 현대차가 동반성장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됩니다. 즉, 타사와의 경쟁보다는 순수하게 문화예술계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로드맵을 개발할 당시 타사의 문화예술 활동과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결과, 미술을 통해 소수의 고객에게 특권적이고 고급스러운 혜택을 제공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결국 현대차의 니즈(needs)가 아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는 타사의 문화예술 활동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궤도를 달리합니다.
또한 한국 기업으로서 글로벌 미술계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을 올릴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점도 해외 메이커들과 다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현대차 시리즈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에 대한 적극적 홍보,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대한 후원, LACMA와 진행하는 한국 미술사 연구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 최근 LACMA와의 10년 파트너십 제휴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미국 시장을 고려한 것인가요?
“현대차의 문화예술 활동은 지역, 문화, 세대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LACMA와의 파트너십은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한 문화예술 활동의 한 축입니다. LACMA와의 파트너십이 현대차에 의미있는 이유는 파트너십에 녹아 있는 활동들에서 잘 나타납니다. 미국은 혁신과 창조의 메카로, LACMA와 함께 진행할 ‘Art+Tech’ 프로젝트는 이런 면모를 잘 대변해줍니다. 이미 1960년대부터 선도적으로 진행돼 온 이 프로젝트의 제2막을 열기 위해 현대차가 후원을 결심했고, 이는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지향하는 현대차의 브랜드 정체성과 잘 이어집니다.
현대차의 문화예술 활동은 단순한 후원자 개념이 아니라 진정성 있고 본질적인 파트너십을 추구합니다. 그 구체적인 원칙과 철학은 ①예술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관찰과 이해를 기반으로 ②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소통 방법을 구축하고 ③트렌드를 쫓기보다는 미술계의 결핍을 찾아 채워주는 세 가지입니다. 미술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예술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구체적 방향을 설정해 나갈 것입니다.”
-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서의 문화마케팅 활동방향은?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유럽,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유입되는 다양한 관객과 함께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입니다. 한 예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의 이불 작가는 2015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도쿄에서 전시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현대차와 함께하는 미술 활동이 단순히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파급력이 여러 문화권을 넘나들며 글로벌하게 이어진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 국내외 문화마케팅의 효과를 평가한다면?
“문화예술 활동의 궁극적 목표는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 향상입니다. 지난 1월부터 한 달 여간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 전시를 진행했는데, ‘고객 스토리 기반의 새로운 창작 동인을 제공한 고무적 시도‘였다는 미술계의 평가가 있었고,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는 고객 반응이 있었습니다. 현대차 문화예술 활동의 진정성이 전달된 결과입니다. 현대모터 스튜디오(도산점)의 미디어 월에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활동 역시 고객과 예술로 소통하려는 현대차의 노력입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대차의 문화예술 프로젝트는 진정성, 소통, 이해와 존중이라는 키워드를 항상 마음과 머리에 새기고 있습니다. 자동차란 기술·디자인·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가 아우러진 종합예술과 같기에, 현대차는 예술의 수혜자에서 앞으로 예술의 기여자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그 가치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피상적이고 진부한 ‘단순 후원’이 아닌 본질적이고 실질적인 협업과 기여를 추구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