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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년사⑥] 건설·부동산 경기 ‘흐림’ 속 경영 내실화 다지는 건설업계

현대건설 “조직문화·체질 개선”, 대우건설 “새로운 50주년 준비”, 롯데건설 “미래 성장 역량 강화”, HDC현산 “본업 경쟁력 회복”, 코오롱글로벌 ‘사업구조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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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9호 김응구⁄ 2023.01.05 09:58:58

계묘년(癸卯年) 아침, 국내 건설업계는 무슨 계획을 갖고 한 해를 시작할까. 건설사들의 신년사를 통해 어떤 경영방침과 경쟁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사진=김응구 기자

계묘년(癸卯年)인 올해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에 고금리, 자금경색까지 심화하면서 주택경기가 급격한 내림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2일 발표한 2022년 1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54.3이었다. 올해 1월 전망 CBSI는 56.0으로 여전히 5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CBSI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지금의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건설수주 실적도 하락세가 점쳐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30일 펴낸 건설동향브리핑 888호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공공부문에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민간부문에선 정부 공사 발주 감소와 금리 상승이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올해 국내 건설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경영 내실화와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어떤 경쟁전략과 경영방안으로 2023년을 시작하는지 각 업체의 신년사를 통해 알아본다.

현대건설은 2023년 경영방침을 ‘지속가능한 성장’,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 등 세 가지로 선정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조직문화·체질 개선 올해 중점과제”

현대건설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2023년 경영방침을 ‘지속가능한 성장’,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지속가능한 성장’과 관련해선 “모든 기업활동의 중심은 고객이며, 기업은 고객에게 상상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때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며 “의사결정의 최우선 가치는 바로 고객”임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들어 ‘안전’과 ‘품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요구가 날로 높아지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안전과 관련해선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경영철학과 함께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은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미래가치이자 기업 혁신의 지향점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은 “원자력 전 분야에 걸친 역량을 확보하고 미래도시와 주거환경을 선도함으로써 인류의 행복·발전에 진정성 있는 공헌을 하는 한편, 생산성을 향상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확대로 차별화된 가치를 적극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를 위해선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조직이 성장하는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러기 위해서 개인의 역량과 대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조직에 기여하고, 조직은 직원의 변화와 혁신을 장려하면서 투명한 원칙을 기반으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한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3일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조직 문화와 체질 개선을 올 한 해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윤영준 대표이사는 “2023년은 경제 불안과 경제 대국(大國)간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투명성과 윤리의식에 기반한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표이사는 특히 안전과 품질 분야의 체질 강화를 강조하면서 “안전 이슈는 일개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사회적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는 점을 늘 인식해야 한다”며, 완벽한 안전관리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건설 품질을 선도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조직 문화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선결과제임을 강조하고 “우수 성과를 창출하는 임직원은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지원과 보상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은 2023년을 앞으로의 50주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트윈타워 사옥 모습. 사진=대우건설

창립 50주년 대우건설 “새로운 50주년 준비하는 원년”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을지로 트윈타워 사옥에서 개최한 시무식에서 “2023년을 앞으로의 50주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정원주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이 하나가 돼 처음으로 함께 맞는 새해인 만큼 감회가 새롭다”며 “지난해 어려운 위기 속에서도 모든 임직원의 노력 덕분에 소기의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새로운 비전을 실현해낼 튼튼한 기초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임직원 상호 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100년 기업’의 근간을 마련해, 올해를 대우건설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부채비율이 100%가 되기 전까지는 배당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2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했다.

이는 평소 정 부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경영 시스템’을 위해 대표이사와 모든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동안 본인은 대우건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영업력 강화와 시장 내 신뢰도 상승을 위한 노력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준 것이다.

대우건설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임직원을 위한 합리적인 지원을 통해 더욱 역동적이고 활기찬 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특히 임직원을 향해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회사가 되려는 노력에 동참해주고, 무엇보다 어려움을 핑계로 안전에 소홀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며 안전의식을 재차 강조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올해 시장 분위기는 제2의 리먼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가 예고되고 있어 전례 없는 어려운 사업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생존과 영속적인 발전을 위해 △자금시장 경색 리스크를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는 유동성 리스크 관리 △양질의 해외 PJ 수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새로운 50년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 준비 철저 등 세 가지 사항을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롯데건설의 2023년 화두는 ‘미래 성장 역량 확보와 내실 경영’이다. 사진은 지난해 ‘우수디자인상품’ 브론즈상을 받은 롯데건설 주거 브랜드 ‘루미니’의 엘리베이터 디자인.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 “미래 성장 역량 확보, 내실 경영” 강조

롯데건설의 2023년 화두는 ‘미래 성장 역량 확보와 내실 경영’이다.

롯데건설 대표이사 박현철 부회장은 지난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는 미래 성장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현철 부회장은 이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으로 고정수익 창출과 우량자산 확보에 집중해야 하고, 건설업의 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기술 연계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 상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의 이 같은 주문은 바이오, 수소, 모빌리티, UAM(도심항공교통) 등 롯데그룹의 신성장 사업과 연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 같은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R&D(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박 부회장은 또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상시 대응하는, 내실 있는 경영관리체계를 운영해야 한다”며 “관행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기존 생각을 바꾸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부회장은 그밖에도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강화할 것과 윤리경영·준법경영 등 기본적인 경영원칙에 충실할 것도 주문했다. 아울러 컴플라이언스 활동, 파트너사 상생 강화에도 계속해서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 한 해 주택 부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해 사업의 주요 축으로 정착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경기도 과천 코오롱타워 전경. 사진=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 올해 키워드 ‘사업구조 다변화’

코오롱글로벌의 계묘년 키워드는 ‘사업구조 다변화’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주택 부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해 사업의 주요 축으로 정착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일 대표는 또 “사람 중심의 업무 체계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산재해 있는 경험과 노하우, 데이터들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산화하고 전사적으로 표준화된 기준과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내부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내·외 환경이 척박하지만 무엇보다 긴장감을 갖고 이미 맞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경주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초 대전광역시 선화동 3차 주상복합 공동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여주~원주 제2공구사업 철도 기술형 입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질의 수주를 이뤄냈다. 특히, ‘하늘채’ 단일 브랜드로 서울 강북구 번동 1~6구역 브랜드타운 확보, 창원 토월 리모델링 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도시정비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코오롱글로벌은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육상 풍력 점유율 1위답게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400MW 규모의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하는 등 해상풍력과 리파워링 부문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수처리 등 친환경기술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등 굵직한 해외사업마다 관련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2023년 미션은 ‘풍요로운 삶과 신뢰할 수 있는 세상 만들기’다. 사진은 HDC현대산업개발·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용두1구역6지구 공공재개발 조감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 “신뢰할 수 있는 세상 만들 것”

HDC현대산업개발의 2023년 미션은 ‘신뢰할 수 있는 세상 만들기’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올해 우리의 미션은 ‘풍요로운 삶과 신뢰할 수 있는 세상 만들기’다. 이 가치를 가슴에 품고 ‘다시 함께’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다시 한번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익훈 대표이사의 말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먼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은 화정 아이파크 전(全) 동의 재시공을 결정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신속히 결정했다.

구조적 안전결함의 보증기간을 30년으로 확대하고, CSO(최고안전책임자) 조직을 구성해 안전·품질 기준을 강화했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하고자 이사회 내에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공혁신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최 대표이사는 올 한 해 근본적인 프로세스 혁신으로 본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실명제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세스의 근본부터 혁신하고자 핵심 체크리스트를 관리하는 품질실명제를 전 현장에 적용하고, CSO 조직이 품질점검을 병행해 품질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와 함께 회사의 강점인 부문 간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하도급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또 브랜드 경쟁력을 회복하고자 고객선택형 평면, 층간소음 등급, 디자인 차별화 등 고객이 공감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최 대표이사는 특히 우발채무를 총액으로 관리하고, 부문별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업성 검토와 수주를 추진하며 예측이 어려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보다 탄력적으로 공급 시기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영업 체계를 갖추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이사는 또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 예로 서울 노원구의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콕 집어 얘기했다. 이를 전담하는 사업단을 구성해 HDC그룹의 복합개발사업 비전을 제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일상을 위해 더욱 편리한 공간과 풍요로운 도시환경을 만들어나가려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랜드마크 사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대표이사는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과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는 우리에게 있어 또 한 번의 큰 도전이 될 것이고,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위기의식을 가지고 안으로부터의 철저한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한다”면서, “2022년이 기본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면 2023년은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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